본문 바로가기

2020

Show Must Go On

중학교 3학년 시절

당시 내 수중에 갖고 있던 음악 CD는 3~4장 정도로 기억난다.

내가 돈주고 산건 없고 죄다 사촌형들이 선물로 하나씩 줬던 그정도..

용돈도 얼마 안되는 가난한 중딩이 만원짜리 CD를 산다는건 꽤나 큰 모험이고 도전이던 시절

 

이런 중3시절 꽤 걸물(?)인 녀석이 같은반으로 전학을 왔다

말수도 없고 뭔가 음울하고 조용하던...

키가 비슷해서 앉은 자리가 근처라 몇마디 얘기를 하다

그녀석에겐 CD가 무척 많다 라는 놀라운 사실을 접했다.

 

사복을 입던 우리 학교는 재력과 복장이 꽤 비례했는데

그다지 복장이 화려하지 않았던 전학생 녀석 치곤

음반을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이 충공깽이랄까?

 

그리고 얼마후 이녀석 집에 전화를 걸었다가

마당에 있다는 녀석이 전화 받는데 5분 가까이 걸리길래

얼마나 대궐같은 집에서 살길래 이러지! 라는 충격과 

알고보니 재벌집 아들이다 라는 괴소문까지 양산을 하게 만들었다

(팩트는 이녀석이 과수원집 아들이라는거....과수원을 앞마당이라 칭하다니...)

 

아무튼 이녀석 놀라웠던게 CD자랑을 하는게 아니라

메뉴판같은걸 만들어서 빌리고 싶은게 있음 2개정도 빌려줄수 있다고 꼬시는거다

그리고 메뉴판에 다른 음반을 빌릴려고 하면 본인이 테이프로 복사해서 저렴하게 넘기겠다고;;;

 

와 정말이지 이 장사수완은 대단했다.

그렇게 테이프로 복사해서 팔고 그돈으로 CD사고 

본인은 원본 CD를 보유하는 기가막힌 시스템 

(창조경제는 이미 96년에 서울 모 중학교에서 실험중이였던것)

 

아무튼 그녀석과는 안좋은 기억으로 마무리 하고

음반사는건 연례행사 정도로 잠잠했던게

알바 시작하면서 알바비가 들어오니 음반사는데 꽤나 열중을했었다.

 

 

그런 고1때 샀던 앨범중 하나가 바로 이 Timeless Rock Ballads

 

요즘같은 정보가 넘쳐나던 시절이 아니니

아는 사람통해서 정보를 접하고

(락발라드는 무조건 누구누구지 하던..)

혹은 아는 노래나 구할수 있던 그런 시절

중2병의 후유증이 남은 고삐리 메탈키드에게

락발라드는 피해갈수 없는 통과의례였고 

가난했기에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나름 합의를 본것같다.

 

사실 저 앨범을 택했던 이유는

당시 고음추종자들에게 최애곡인 She's gone 이 있었다는거

그리고 잘은 몰랐지만 퀸이나 게리무어 미스터빅 등이 있었다는건데

나중에 면면을 보면 꽤나 알찬 구성이긴 했다.

 

프로콜하럼의 명곡을 재해석한 Whiter shade of pale 이나

보스턴의 Amanda 

레너드스키너드의 Simple man 같은 개인적 취향에 잘 맞는 노래도 많았고

Is this love로 입문했다가 1987앨범 첫곡 Still of the night 을 듣고

같은 사람 맞는건가 싶었던 화이트스네이크의 커버데일옹

그리고 오밤중에 술마실때 최애곡 

포리너의 I want th know what love is 

버릴건 없었던 그런 음반

 

그중에 오프닝을 장식하는 퀸의 노래

Queen - Show Must Go On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엔딩크레딧 마지막에 흐르는 이곡

들으면 들을수록 참 좋은 곡이다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나중에 알게된게 이노래를 녹음할때 이미 에이즈로 상당히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One-take로 녹음 했다라는 전설같은 일화가....

 

업무용 PC에 앉아 포토샵 작업하다 스피커로 나오는 이노래를 들으며

하필 재생목록이 지금 언급하는 앨범인지라

몇마디 끄작끄작

 

 

그나저나 요즘 젊은 친구들

고음병환자들은 어떤 노래가 최애곡일려나? 갑자기 궁금해지네.....